ground 썸네일형 리스트형 高金 더보기 search (미완성) 저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당신을 어디까지 들여다 볼 수 있는지. 이드의 말은 무심한 듯 했지만 동시에 정곡을 찌르고 들어왔다. 그가 솔직하게 말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목적을 파악할 수 없는 가감없음은, 솔직히 두려운 것이었다. 그래서 말을 아끼며 태연한 척 발걸음을 옮겼지만 실은 곧장 그에게 반문하고 싶었다. 나는 알 수가 없다, 내가 너를 얼마나 알고싶어하는지, 라고.어쩌면 서로에 대해 자만하고있었는지도 모른다. 신체도 마음도 서로가 다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사실 뒤돌아 곰곰이 생각해보면 의문이 떠오를 때가 있기 마련이었다. 그래서 이따금씩 사람은 서로를 떠보려고 하는지 모른다. 얼마 전에 우리에게 있었던 우스운 일화처럼. “점심은 챙기셨습니까?” “아니, 신경 쓰지 않.. 더보기 梅雪 눈으로 뒤덮인 산등성이를 오르는 남자는 눈에 띄는 차림새를 하고 있었다. 붉은 옷감 위를 덮은 하얀 짐승의 모피도 주변 풍경에 어울리도록 도와주기에는 모자람이 있었다. 그러나 튀는 행색이야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 그는 눈이 맺힌 나무 사이를 헤집으며 발길을 재촉했다.산의 초입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매화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나무 하나하나마다 꽃이 있을 자리를 대신해 가지 위로 흰 눈이 드리워진 모습에 기지리는 빨랐던 발걸음을 늦추었다, 매화는 봄을 알리는 사자使者로 알고 있었는데, 한겨울을 버티는 데에도 아름다움을 연출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듯 했다. 하지만 모든 나무가 눈꽃에만 겉모습을 의존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추위에도 꿋꿋이 당장 피어 눈 속에서 빛나는 봉오리들도 있었다. 때를 잘못 .. 더보기 punishment 여긴 제 성역입니다. 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워야 할 세상, 깨끗할 세상, 과거에도 그랬어야 했고 지금도 앞으로도 그래야하는 세상입니다. 모두의 성역, 그래야 합니다. 하지만…어째서……. 지상의 빛과 지하의 때 서린 어둠이 교차하는 세상에서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버릴지 그녀는 선택해야했다. 모든 것을, 고통과 증오와 폐악을 끌어안고 평등하게 사랑하라. 그녀는 그 가르침을 믿었다. 하지만 이론으로 상상하는 장면과 현실에서 마주하는 장면에는 천국과 지옥만큼이나 차이가 존재했다. 이제는 귀가 멀었다. 그녀가 사랑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민중의 목소리보다 가까운 곳에 신의 목소리가 자리잡았다. 목표는 오로지 절대자 하나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검 모서리가 닿는 곳은 악, 그녀가 지나간 곳은 선이 되었다... 더보기 구수증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서는 희생이, 아니 그건 슬픈 것이지만, 그래도 약간 정도라면 희생이 필요하지. 역사가 원한다면……. 그렇게 책임을 돌릴 대상이 뚜렷한 덕분으로 그는 두개골로 자신의 왕좌를 엮을 수 있었다. 그가 한때 그토록 증오했던 민중의 실오라기로 엮은 왕관이 다만 재료와 조준점만 약간 바꾸어 결국에는 같은 결과로 되었는데도 그는 결코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에게, 그렇게 순수하고 정의로운 그에게 잘못이 있다구요? 차라리 왕족들이 피해자라고 말해보지 그래요? 그러나 그 누구도 피해자는 아니었노라고 감히 나는 단언할 수 있다.분명하게도 그는 순수한 사람이었다. 그렇게 올곧고 바른 사람은 지금도 흔치 않다. 그래서 모두가 그라면 분명히 잘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의지하였다. 하지만 어째서.. 더보기 혼수(미완성) 투림 for 보폴 죽음은 이미 어릴 때 부터 소년과 함께였었다. 태어난지 얼마 안되어 죽음을 보아야 했다. 결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많은 이들이 소년의 곁을 떠나야 했었다. 소년은 잃어야 했다. 그러나 그가 빼앗긴 것은 울고 보챈다고 해서 되돌릴 수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금기에 손을 대는 것은 더욱 쉬웠다. 원하는 것을 얻고 싶다는 욕구, 어린아이다운 소망, 간절함, 도피, 이 모든 것 앞에 망설임은 나설 자리가 없었다. '더이상 홀로 남아있는건 싫어‘. 소년은 그저 한 마디를 되뇌었다.마음속으로 끝도 없이 되뇌었던 말이었지만 입 밖으로 꺼낸 적은 없었다. 그럼에도 그것이 일종의 주문이 되었을 지도 모른다. 의지할 존재를 잃고 지내온 몇 년, 허물과 지내온 시간, 그 시간 내내 전전긍긍했던 긴장.. 더보기 carnival 당신의 살가죽을 벗겨서 신발을 만든다면 그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고, 두 눈을 집어삼키면 당신이 보는 모든 것을 볼 수 있을 것만 같다. 다만 그럴 눈이 그대에게 없는 것이 아쉬울 뿐이었다. 신체에 대한 윤리를 오로지 소유욕과 효용성의 관점으로 전환시킨다면 나는 도덕에 방해 받을 일 없이 당신의 몸을 취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내가 생각하는 세계에서만큼은 그런 윤리가 통하지 않음을 이제부터 직접 보여주려 한다. 당신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내게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특별히 아꼈던 연장이라고 해서 처분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역시 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이 분명할 것이다. 물론 당신이 내게 품고있던 기대가 그 정도로 지대하지는 않았음을 알고있다. 어쩌면 그래서 더욱 실망감이 컸을지도 모.. 더보기 espoir 이 상황을 그리기 위해 나는 과거의 감상을 꺼내야만 한다. ’몸을 팔아요. 하루 벌어 먹고 살기 위해 수치심을 버렸어요. 목숨이 보장받지 못한다면 사람들이 그리도 목매는 덕목에 매달릴 틈도 없죠. 뭐가 부끄럽나요? 무엇을 부끄러워해야 하나요? 이 세계는 환상 하나 없이 미추가 공존하는 공간인걸요. 당신이 보는 그대로예요. 세상은 한 발 나아가기에 따라 더러워지고…깨끗한 것 같기도 하고…….‘그 어떤 말로 포장해도 지저분함을 가릴 수는 없었다. 비참함을 삶을 향한 갈망으로 바꾸어 몸을 내던질 원동력으로 삼아왔다. 다른 선택이 있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수많은 가능성이 모두 내 손 안에 있는 것은 아니었다. 마치 과거의 그 때처럼, 그리고 지금처럼. 만약 우리 둘 중 하나라도 누군가가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더보기 리다이얼 미래일기 리다이얼 / 아키세 아루 꿈속에서도, 단순한 회상 속에서도 목을 치던 칼날의 서늘함은 마치 어제 겪은 감각인 것만 같이 생생했다. 그럴 때 마다 두 손이 급히 목을 붙잡았지만 손톱으로조차 긁힌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제 기능을 잃은 성대를 가지고서 진실을 말하지 못할 일은 없다. 짧은 숨과 함께 튀어나온 목소리로 그 사실을 새삼 확인하지만 이 모든 것이 과연 무슨 소용이 있는가. 죽음을 맞는 순간에도 말을 건네려 했던 상대가 이 세상에 더는 없는데. 날아가던 목과 함께 기억도 이 몸을 떠났더라면 그것은 과연 내게 이로운 일이었을까. 사랑하는 얼굴을 더 기억하지 못한다면 슬프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그가 살아 있는 것을 분명함을 알고도 다시 만날 수 없음.. 더보기 family skeleton 미래일기/가사이 유노 나뭇잎 같은 손으로 아무리 쇠창살을 쥐고 흔들어보아도 누구 하나 구해주러 오는 이는 없다. 사방을 창살로 휘두른 작은 우리 안에 갇히는 일 자체가 제일 두려운 것은 아니었다. 어두컴컴한 방 안에서 굶주림을 버티는 일도 가장 힘든 것은 아니었다. 정말로 두려운 것은 자신의 곁을 지켜주는 이가 아무도 없다는 사실, 이 순간 오로지 혼자라는 사실이었다. 내 손을 잡고 슬픔과 공포를 함께 이겨내 줄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든 마음을 지탱할 수 있다. 하지만 엄마조차 나간 뒤에는 이 방, 이 우리는 구덩이보다 숨 막히고 어두운 공황 그 자체야. 어째서 어둠 속에서는 이토록 공포를 느끼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것일까. 빛보다 어둠 속에서 지낸 시간이 더욱 많은데도 결코 이 두려움은 익숙해지지 않.. 더보기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