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황을 그리기 위해 나는 과거의 감상을 꺼내야만 한다. ’몸을 팔아요. 하루 벌어 먹고 살기 위해 수치심을 버렸어요. 목숨이 보장받지 못한다면 사람들이 그리도 목매는 덕목에 매달릴 틈도 없죠. 뭐가 부끄럽나요? 무엇을 부끄러워해야 하나요? 이 세계는 환상 하나 없이 미추가 공존하는 공간인걸요. 당신이 보는 그대로예요. 세상은 한 발 나아가기에 따라 더러워지고…깨끗한 것 같기도 하고…….‘
그 어떤 말로 포장해도 지저분함을 가릴 수는 없었다. 비참함을 삶을 향한 갈망으로 바꾸어 몸을 내던질 원동력으로 삼아왔다. 다른 선택이 있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수많은 가능성이 모두 내 손 안에 있는 것은 아니었다. 마치 과거의 그 때처럼, 그리고 지금처럼. 만약 우리 둘 중 하나라도 누군가가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지금은…….
사랑하는 나의 동생, 한 때 갈등을 겪어 미워한 적이 있었더라도 결코 사랑을 버리고서 증오만 품었던 것은 아니었다. 너와 있었던 일은 단 한 번도 잊은 적이 없었다. 나를 소홀히 하고서 굶게 내버려둔 일도, 힘겹게 발을 떼었던 어린 시절의 모습도, 함께 비통함에 잠겨야 했던 이 인생의 시발점도, 허둥지둥 달려와 사과를 건네려던 어리숙한 모습도. 그 어느 때나, 언제나. 지금 역시 마찬가지다. 제일 인정하고 싶지 않고 또 잊고싶은 지금 역시 너와 함께 하는 순간이기에 앞으로 남은 삶을 사는 동안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다. 화약냄새와 먼지냄새와 비린내, 바닥에 막 스며든 붉은 핏줄기, 드러누운 너의 상처 위로 굳어가는 핏자국을, 안된다는 말 한마디로는 뒤엎을 수 없는 이 상황을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과연 누구를 위해서 이토록 싸우고 또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것을 망설이지 않는가. 어째서 부질없음을 두려워하지 않는가. 목적은 같았지만 그 이유가 온전히 같지는 않았기에 나는 여전히 네 생각을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단 한마디, ‘우린 자유야’ 라는 말을 하기 위해 바쳐왔던 지난 삶을 가치없는 것으로 만들고 싶지 않음은 그 누구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렇기에 슬픔을 누르지 않고서 동시에 또 다시 찾아올 상실을 맞을 준비를 해내야만 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상실, 억압의 상실, 상실의 상실이기에 눈을 감고 해방을 믿은 채 떠난 네 마지막 모습을 기억에 담고서 우리는 다시 싸우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