梅雪 눈으로 뒤덮인 산등성이를 오르는 남자는 눈에 띄는 차림새를 하고 있었다. 붉은 옷감 위를 덮은 하얀 짐승의 모피도 주변 풍경에 어울리도록 도와주기에는 모자람이 있었다. 그러나 튀는 행색이야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 그는 눈이 맺힌 나무 사이를 헤집으며 발길을 재촉했다.산의 초입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매화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나무 하나하나마다 꽃이 있을 자리를 대신해 가지 위로 흰 눈이 드리워진 모습에 기지리는 빨랐던 발걸음을 늦추었다, 매화는 봄을 알리는 사자使者로 알고 있었는데, 한겨울을 버티는 데에도 아름다움을 연출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듯 했다. 하지만 모든 나무가 눈꽃에만 겉모습을 의존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추위에도 꿋꿋이 당장 피어 눈 속에서 빛나는 봉오리들도 있었다. 때를 잘못 .. 더보기 이전 1 ··· 18 19 20 21 22 23 24 ··· 5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