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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derworld/a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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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앞의 희망을 확인해보기 위해 사는 것이 인생이라면 제 삶은 인생이라고 불릴 수 없을 것입니다. 오로지 생물학적인 삶을 거듭할 뿐, 다른 사람이 내려준 축복에 몸을 적시지 못하고 딜레마만을 부풀리는 날들, 저는 이제 어떻게 살아야 좋을까요?

부대끼며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의 숨결이 최루탄 가스처럼 느껴지고 나를 위해 흘려주는 눈물이 독극물처럼 느껴지는 피해망상적인 매일이 얼마나 오래 이어지고 있었는지, 이제는 셈을 되풀이 할 수도 없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모멸감과 자괴감이 깊어지는 것은 주변에 존재하는 사람들이 그다지도 좋은 사람들인 탓일 겁니다. 이 근본을 찾을 수 없는 어두운 감상의 책임을 돌릴 수 있는 대상이 제 주변에는 누구도 없습니다. 있었다고 하더라도 지금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망령같은 감정일지 모릅니다. 근원을 모르고 튀어나와 앞으로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는 시간동안 마음을 손에 쥐고 뒤흔들겠죠. 나는 어째서 이렇게까지 땅을 발에 지고서 살아가려는지…….